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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후기] 자취러가 생각하는 자취의 장단점

by namnum25 2024. 12. 13.

대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기숙사가 있어서 4년 동안 줄곧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주말에는 본가를 갔던 기억이 있다.

 

대학교 졸업 후에 지금 다니는 직장으로 취업한 뒤에는

출퇴근 시간에 지옥철에 타는 게 만만치 않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부모님과의 상의를 통해 자취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제는 어연 자취를 시작한지 만 2년차!

그동안 자취를 하면서 느꼈던 여러 가지에 대해 정리해보려고 한다

 

 

[집 알아보기]

나이는 어른이지만 정신연령은 baby였던 나는 불안한 마음에 부모님과 함께 집을 보러 다녔다

내가 집을 알아볼 때 봤던 조건은 아래와 같다

 

- 직장과 가까운지 (이왕이면 걸어다닐 수 있는 거리ㅎ..)

- 보증금 3,000 / 월세 60 ~ 70 정도

- 전체적으로 깨끗하고 벌레가 안 나오는지

- 엘리베이터가 있는지

- 근처에 번화가가 있는지 (골목이나 외진 곳의 빌라는 너무 무서웠다..)

- 오피스텔 OR 빌라인지 (내가 집을 보러 다니던 당시에는 빌라 전세 사기가 많아서 되도록이면 오피스텔로 봤다)

 

회사 주변 부동산을 돌아보면서 느꼈던 것은 

내가 직접 돌아다니면서 발품을 파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인터넷 사이트나 부동산 앱에는 이상한 허위 매물이나

돈을 받고도 안 살 정도로 구조가 이상한 집, 비싼 옥탑방, 포토샵으로 방을 지나치게 늘린 방 등등

이상한 매물들이 너무 많았고 시세도 알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었다

 

오히려 부동산에 직접 가서 내 눈으로 집을 둘러보고

집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주변에는 무엇이 있는지 보는 게 중요했다

 

 

[집 계약하기]

나는 너무 운이 좋게도 2번째로 본 집이 내가 생각했던 조건과 딱 맞았고,

심지어 이사 날짜도 내가 생각했던 날과 맞았다

 

이건 운명이다..! 싶어서 바로 계약금을 입금하고, 일주일 뒤에 집주인 분과 부동산에서 계약서를 작성했다

부동산 실장님과 함께 계약서를 읽으면서 중요한 부분 등을 더블체크했고,

신기한 점은 계약서를 반씩 접은 다음, 다음 페이지와 이전 페이지의 뒷면에 동시에 표시가 되도록 싸인을 했다

(아마 각 페이지들을 주의깊게 읽었는지 증거를 남기는 과정인 듯 했다)

 

집에 와서 보증금과 월세를 납입한 다음,

챙겨야 하는 짐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짐을 싸기 시작했다 (이 때가 진짜 설렜다ㅎㅎ)

 

 

[입주 완료]

짐을 풀고 정리하고, 주변 산책을 갔다가 난생 처음으로 '내 자취방'에서 저녁을 먹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와 이게 자취인가 싶었고, 아직도 첫 날을 생각하면 설레고 떨린다ㅋㅋ

아래에 자취의 장단점을 요약해봤다

 

[자취 장점]

1.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 부모님의 둥지에서 벗어나 독립심을 기를 수 있다

-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집순이에게는 천국

- 내가 나를 돌보는 시간이 많아진다

- 나만의 자유가 생긴다 (통금시간 없음, 친구들 초대해서 걸스 나잇 가능)

 

2. 스스로 모든 걸 해낸다는 뿌듯함

- 청소, 요리, 생필품 사기 등등 집안일이 은근 재밌다..! (방 꾸미기 게임하는 느낌)

 

3. 경제 관념을 기를 수 있다

- 가스 요금, 전기 요금 등등 내가 살면서 내야 하는 요금과 세금 등등을 직접 알아보고 

지불하면서 경제 관념이 생기기 시작한다

 

[자취 단점]

1. 모든 게 돈

아는 친구가 '자취하면 똥 싸는 것도 돈이야..' 했는데 그 말이 맞았다

생필품, 먹을 것, 생활용품, 옷, 쓰레기 봉투 등등

그리고 정말 놀랐던 게 당근마켓에서 택배 거래를 할 때

택배 박스에 주소를 쓸 네임펜이 없어서 당황했었던 기억이 있다

(부모님이랑 같이 살 때는 당연히 있던 거였는데ㅠ)

 

정말 하나부터 열 가지 모든 게 다 돈이다..

 

2. 나는 내가 지켜야 한다

요즘 좋은 사람보다 이상한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자취를 하면서 무서웠던 경험이 있었는데,

하나는 새벽에 누군가가 계속 초인종을 눌렀던 적이 있다

(부모님이나 친구 전혀 아님..)

 

너무 무서워서 주방에 있던 칼을 가지고 문에 귀를 대고 있었던 기억이 있다ㅋㅋㅠㅠ

 

또 하나는 오피스텔이다 보니, 음식을 배달하시는 기사님들이 

주소를 헷갈려서 우리 집 앞으로 음식을 배달해 놓은 적이 몇 번 있었다

(내가 시킨 적이 없는 음식이 배달되는 건 좀 무섭다... 특히 밤에..)

 

3. 친구들의 아지트가 된다

'자취'하면 흔하게 떠올리는 로망 중 하나가,

친구들을 자취방에 초대해서 노는 것이었고 나도 그런 로망이 있었는데

친구들이 놀러 왔다 가면 쓰레기,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 등등 장난이 아니다ㅠ

 

그리고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거나

나만의 공간에 초대하고 싶지 않을 때가 종종 있는데..! 

그런 점에서 내 자취방이 친구의 아지트가 되는 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다..ㅎ

 

 

예비 자취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자취하는 거 절대 말하고 다니지 말라는 것...

 

가까운 친구들에게 떠벌 떠벌 말하고 다니면

자취방이 친구들의 아지트가 되어서 나중에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뜬금없이 자고 가도 되냐는 연락을 받거나 내 집에서 소주병을 깨거나..

다 제 경험임니다...^^)

 

 

 

 

이런 단점들도 있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자취하는 게 너무 좋다.

대문자 I 인간이어서 그런지 혼자만의 공간에서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너무 좋고,

나를 보살피면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나를 지켜보는 과정도 넘넘 좋다.

 

 

 

예비 자취생들, 자취러들 모두 안전한 자취 생활 되기를!!!